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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려면… '쓰는 힘은 읽는 힘'스즈키 신이치 지음 | 양필성 옮김 | 위즈덤하우스
유미경  |  ymk7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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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1  16: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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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쪽, 만2000원, 위즈덤하우스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은 상식이지만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제대로 읽지 못하면 글 쓰는 힘을 키울 수 없다고 ‘쓰는 힘은 읽는 힘’의 저자 스즈키 신이치는 주장한다.

‘제대로 읽기’는 글에 논리적 모순은 없는지 따져보고, 다음에 와야 할 문장은 어떤 것일지 예측하면서 읽는 것이다.

‘글은 곧 그 사람이다’라고 하지만 자신이 쓴 글에서 드러나는 것은 그 사람의 인간성이 아니라 독서 습관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읽어왔는가’, ‘글을 읽는 올바른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러한 것들이 숨김없이 드러납니다. (중략) ‘글쓰기로 이어지는 읽기.’ 이것이 ‘읽기’의 핵심입니다. 분명 읽기에 정도는 없습니다. 세상에는 1년에 수백 권의 책을 읽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 중에도 글쓰기가 약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읽기’는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4~5쪽)

쓰기도 마찬가지다.

‘달리 말하면 문장은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 문장을 이렇게 썼다면 다음 문장은 이렇게 써야 한다.' 이와 같이 이미 쓴 앞 문장을 살피면서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써야 하는 것을 쓰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기본 조작법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쓴 문장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은 제대로 된 글을 쓰지 못합니다. 글쓰기에 필요한 요건은 읽는 것이라고 말했던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읽기다' 이 말은 궤변이 아닙니다.’ (126쪽)

문장은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게 아니라니? 엉뚱한 소리 같지만 작가나 일반인들이나 실제로 쓰고 싶은 게 없어도 써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더 많다.

저자의 글쓰기 원리는 한 문장을 쓰고, 그 문장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채워주는 다음 문장을 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쓰고 싶은 게 없어도 쓸 수 있고 그렇게 써야할 것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부족한 정보를 채우면 새로운 부족한 정보가 생기고, 그 부분을 채우면 또 다른 곳이 부족합니다. 일단 첫 문장을 쓰고 나면 영원히 멈출 수 없는 구조입니다. 부족한 정보가 모두 채워지는 일은 절대로 없기 때문입니다.’ (157쪽)

물론 부족한 부분 중 무엇은 채우고 무엇은 비워 둘지, 또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 선택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가치 있는 내용, 새로운 표현, 매력적인 에피소드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장을 손질해야 한다. 일상회화를 녹음해 그대로 사용한다고 생동감 있는 글이 될 수 없고, 실물을 그대로 모사한 밀랍인형이 그리스 조각을 능가할 수 없다. 상품을 포장하듯 허구를 통해 예술적 변형을 가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읽는다는 행위가 대단히 가볍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략) 그러나 많은 독서량을 자랑하는 사람임에도 제대로 된 글을 쓰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집니다. 자유로운 ‘읽기’는 결국은 자기만의 방식에 갇혀서 결국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끝나고 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읽든 상관없습니다. 단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읽기’는 분명이 존재합니다. 읽는 방법에 따라서 하룻밤에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203~204쪽)

한 문장을 쓰는데서 글은 시작되고 앞 문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전개되지만 그 작업은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쨌든 문장 자체의 형식논리에 맞춰 글을 써 나가야한다는 것은, 저자도 언급하고 있는 러시아 포멀리즘(형식주의)의 논리와 맥이 닿는 주장인데, 서두에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배치하면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 하는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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